한국을 떠나 쿠웨이트에 생활한 지 벌써 6년째. 하루하루는 긴 것 같아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몇 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금세 지나갔다. 첫째 아이가 2016년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기저귀 차던 아기였는데 벌써 한국 나이로 초등학교 2학년이고 둘째는 이곳 현지에서 태어나 어느새 커서 집에서 잘도 뛰어다니면서 논다.
내가 이곳에서 사는 이유는 현지에서 받는 연봉도 괜찮고 워라밸도 잘 맞기 때문이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계속 이곳에서 살 것 같지만 아무래도 외국인 노동자 (이하 외노자) 입장으로 언제 회사가 돌변해서 계약을 종료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항상 플랜 B를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실제로 최근에 인도인 외노자 엔지니어 몇 명이 잘린 걸 보니 정말 언제 이런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막상 나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이제 40대 초입에 들어선 나이인데 한국에서 새로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해외에서 생활하는 대부분 부모들의 경우 아이들 교육 문제 등으로 (재외국민 특례전형) 한국에 들어가는 것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나에게 남은 선택은 결국... 전업투자자 밖에 없다. 말이 좋아 전업투자자이지 사실상 백수다. 아이들 교육 문제로 한국에 들어가기는 어렵고 백수라면 생활비가 적게 드는 동남아로 선택지는 좁아진다.
유튜브로 전 세계 이곳저곳에서 생활하는 한국 사람들 생활 채널을 살펴보니 아무래도 말레이시아가 최선의 선택지로 보였다. 다양한 인종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있는 사회로 국제학교 선택지도 다양하게 있고 나름 동남아에서는 잘 사는 나라에 속하는 편으로 치안도 괜찮고 교민 사회도 꽤 큰 편이라서 생활하는 데에 불편한 점은 크게 없어 보였다. 거기에 MM2H (My Malaysia 2nd Home)이라는 비자 프로그램이 있어 해당 비자를 발급받으면 10년 동안 큰 제한 없이 가족과 함께 말레이시아에 거주할 수 있고 10년 후에 갱신만 간단히 하면 사실상 외국인이 말레이시아에 제한 없이 거주할 수 있는 비자다.
비슷한(?) 비자 프로그램이 다른 나라에도 있으나 사실 엄청난 금액이 필요한데 MM2H 비자의 경우 나이 만 50세 이하의 경우 한화 약 8,200 만원 정도의 Deposit만 현지 은행에 맡기면 되고 또 그 금액 중 반은 일 년 후에 되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치한 Deposit에 대해서도 약 3-4% 이자를 매년 준다고 하니 매력적인 비자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요새는 유튜브로 말레이시아 관련 영상을 보면서 말레이시아에 살게 된다면 페낭에 살지 KL에 살지 아니면 코타키나발루에 살지 혼자 이런저런 고민을 해본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해외 여행이 쉽지 않지만 해외 여행이 올해 말 정도에 다시 가능해진다면 우선 휴가차 한국에 갔다가 다음으로는 말레이시아에 경험 삼아 한 달 살이 정도 해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혹시 모르지. 말레이시아도 산유국이니 운 좋게 거기서 관련 직업을 갖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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