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탄소 포집 및 저장의 미래는? (CCS: Carbon Capture & Storage)

오일전문가 2022. 4. 15.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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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CCS와 (Carbon Capture & Storage, 탄소 포집 & 저장) 관련된 엑슨모빌 기사를 보게 되었다. 호주에 있는 고갈된 유전에 포집한 탄소를 저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정말 CCS는 글로벌 탄소 제로를 위한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까? (주의: 아래는 순전히 저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며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엑슨모빌의 CCS 관련 기사

내가 CCS 기술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2008년, 프랑스에서 유학할 때였다. 국내 정유사에서 근무하다가 갔음에도 불구하고 CCS 기술은 들어본 적도 없었고 당연히 개념도 생소했다. 팀을 짜서 CCS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안 되는 불어로 고생했던 것이 기억난다. 하여튼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지금 기억나는 내용 중 하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심해에 (Deep Sea) 저장하면 엄청난 압력과 매우 낮은 온도로 인해 심해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액체 형태로 알아서(?!) 저장된다는 것이다. (추가: 이산화탄소는 대기압에서 액체 형태로 존재할 수 없지만 임계점 -56.6 °C, 4.18 bar g 이하에서는 액체로 존재 가능)  이산화탄소를 심해로 보내기만 하면 알아서 물보다 무거운 액체 이산화탄소로 저장된다니!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을 해보면 뭔가 엉성하면서 신빙성 없는 이야기로 느껴진다.

CCS: 이산화탄소 심해 저장

만에 하나 심해 바닥에 저장해 놓은 엄청난 양의 액체 이산화탄소가 우리가 예측할 수 없었던 지질 활동, 예를 들어 화산으로 순식간에 기화되어버리기라도 한다면 엄청난 노력과 시간 투자가 순식간에 물거품 되는 것뿐만 아니라 엄청난 자연재해가 될 것이다. 어쩌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녹아 바다가 산성화라도 된다면 해양생태계에는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여러 Worst Case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이산화탄소를 꼭 심해에 저장할 필요는 없다. 엑슨모빌이 검토하는 것처럼 이미 고갈된 지하 유전에 저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지진 활동 등으로 위 사례와 같은 충분히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지진활동이 거의 없는 지대에 한정하여 저장을 한다면 안전성은 어느 정도 확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CCS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롯데케미칼이 시도하는 것처럼 CCSU (Carbon Capture, Storage & Utilization)까지 성공적으로 상용화된다면 이는 패러다임 시프트에 버금가는 사건이 될 것은 분명하다.

CCS or CCSU?

하지만 기술적인 실현 가능성을 떠나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경제적인 부분을 안 따질 수가 없다. CCS 및 CCSU가 상용화되려면 결국 이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우리가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는 각종 일회용 플라스틱 뿐만 아니라 원유로부터 생산되는 각종 제품의 가격은 모두 상승하게 될 것이다.

매우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추세는 CCS가 결국 점차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세계에 한꺼번에 적용될 것 같지는 않고 선진국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 적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엑슨모빌의 CCS 관련 기사

엑슨모빌은 호주 이산화탄소 저장 시설이 2025년 정도면 상업 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나는 2025년이 되어도 비용 등의 문제로 해당 시설의 상용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결국엔 상용화되리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필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탄소 배출을 하지만 마치 기업의 필요 때문에 탄소 배출을 하는 악덕 기업으로 인식되는 오일 섹터 기업. 하지만 탄소 배출에 대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할 기업 역시 오일 섹터 기업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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